교육정보화 문제 진단(2) - 컴퓨터실 수업
한때 많은 과목의 선생님들이 컴퓨터실에서 수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도 그런 학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예전만큼 컴퓨터실을 애용하려는 분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디지털도서관, 영어전용교실 등이 생기면서 굳이 컴퓨터실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마련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교실마다 소위 '교단선진화' 장비들이 있으므로 그것으로 대신해도 되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습을 해야 하는 전산 관련 과목은 여전히 컴퓨터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컴퓨터실이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려 보려고 합니다.
일반적인 컴퓨터실의 기기 설치 현황은 이렇습니다.
1. 학생수만큼의 컴퓨터 세트
2. 빔 프로젝터
3. 교사용 컴퓨터 세트
4. 네트워크(인터넷) 연결 허브
5. 오디오 시설
(6) 공용 프린터
(7) 전자칠판
(8) 공용 스캐너
( )안의 기기는 선택 사양입니다. 구비되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겠지요.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이러한 시설이 아니라 정작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업 행태입니다.
기본적인 시설 즉 위의 ( ) 없는 기기들만 마련되어 있는 컴퓨터실을 가정하고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교실 수업에 익숙한 선생님들은 보통 교실의 전면에서 교사용 컴퓨터를 조작해서 빔을 통해 학생들에게 공부할 내용을 제시하고, 학생들은 화면을 보면서 따라가는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십니다. 물론 수업의 형태는 수업 내용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소위 일제식 수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그룹별 혹은 개별 수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형태의 수업이든 적절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학생들의 컴퓨터 모니터는 수업 내용과 거리가 먼 것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락을 하는 아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채팅, 쇼핑, 블로깅 등등을 하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적절한 통제란 이러한 샛길로 빠지지 않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여러가지 방법들이 나왔으면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안은 이런 것이 있습니다.
1. 교사용 컴퓨터를 도우미 학생에게 맡긴다.
학생이 교사용 컴퓨터를 조작하게 하고 선생님은 교실 전체 공간을 움직이면서 수업을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학생들을 미리 그룹을 만들어주어 서로 돕게 하면서 진행하면 선생님이 개별 지도를 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네트워크 시설을 활용한다.
이 방법은 추가 시설 경비가 필요합니다. 즉, 학생들의 컴퓨터 화면을 빔에 비출 수 있는 시설을 말하는데, 조작을 통해 순서대로 혹은 무작위로 학생들의 컴퓨터 화면을 빔 프로젝터로 비추어가면서 학생들의 성취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시설은 물리적으로 하는 하는 방법이 있고, 소프트웨어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둘 다 경비가 소요됩니다.
미국의 경우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를 학교에서 지급 혹은 개인적으로 가져와서 쓸 수 있게 허용해주는 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우리나라에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경우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도 학생들의 컴퓨터 화면을 스캔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을 '디지털 국가'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3. 인터넷 차단 장치 및 하드디스크 쓰기 방지 장치를 한다.
학생들의 컴퓨터 활용은 인터넷을 통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온라인 상태가 아니면 USB나 외장 하드에 오락 프로그램을 가져와 설치해서 이용하는 악동(!)들이 있습니다. 온라인 상태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설치하면 되겠지요? 사실 학생용 컴퓨터를 수업 관련 프로그램외 어떤 프로그램도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무결점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수업에 필요하면 인터넷을 연결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장치는 아주 간단할 뿐더러 비용도 얼마 들지 않습니다. 학교의 메인 허브에서 컴퓨터실 허브로 들어가는 선의 중간에 차단/연결 분배기를 달면 되니까요.
하드디스크에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대략 두어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일명 하드디스크 보안관이라고 하는 물리적인 장치 혹은 쓰기 방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운영체제를 일반 PC용이 아닌 서버용으로 설치해서 최고관리자가 아니면 컴퓨터 환경을 바꾸지 못하게 하는 방법인데, 현실적으로 보면 앞의 것이 가능한 방법일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컴퓨터실 수업을 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아시는 방법일 것입니다.
좀더 합리적이고 좋은 방법이 있으면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