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생활
익숙해진 소리는 소음이 아니다
리치리치샘
2009. 6. 11. 14:58
70년대 후반부터로 여겨진다.
소음 공해란 용어가 등장하고, 소리도 공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한 때가.
그 전에 우리 나라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였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아침 닭울음 소리에 잠이 깨고,
저녁의 적막함에 눌려 잠자리에 들곤했다.
그러나 조국 근대화 사업이 완료되면서
경운기 소리에 잠을 깨고, 경운기 엔진이 꺼지고 '동민 여러분 방송'이 끝나야 잠이 드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소리는 그 소리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소음이 아니다.
랩은 40대 이상에게 소음이지만 일이십대에겐 음악이다.
쇠깎는 소리는 쇠깍이에게는 소음이 아니라 삶의 소리다.
도트 메트릭스 프린터로 이미지를 프린트해본 적이 있는가?
그 소리는 컴퓨터에 빠져있던 10여년 전의 나에게는 분명이 소음이 아니었다.
그 물건이 이미 세상에서 거의 사라진 지금은 물론 소음이지만.
밤을 새워 베이직 프로그램으로 성적처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교무실에서 성적을 프린트할 때였다.
어느 선생님이 시퍼런 얼굴로 거친 숨소리를 내면서
프린터 헤드 부분에 눈을 박고 있던 내게 다가와
'당장 치우시오'라고 고함을 쳤을 때
나는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