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말하기
국제화 경향을 타고 영어 공부 바람이 거세다.
물타기 좋아하는 생각없는 부류는 국어 수업도 영어로 해야 한다는 둥 거의 실성에 가까운 소리를 해대기도 했다.
그들은 말을 언어라는 학문 내지는 무슨 비장의 무기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긴 국제화 시대에 국제적으로 놀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영어를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담금질을 해두어야 함은 마땅하긴 하다. 하지만 그 방법이 생뚱맞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최소한 6년, 정규 학습을 마칠 때까지 최장 20년 가까이 영어를 배워도 영어로 대화를 제대로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이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많은 답들이 제시되었다.
그 중에서 내 경험과 부합하는 것이 있다. 말은 '생활'이라는 것이다.
나 역시 학교 공부를 통해 부지런히(!) 영어 공부를 했다.
공부는 했지만 써먹지는 못했다. 아침에 세수를 하지 않고 일주일을 보내보라. 그 다음엔 세수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10여년을 배워 한번도 써먹어보지 못한 영어는 결국에는 이상한 언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생활은 지속성이 그 본질이다. 어제 한 일을 오늘 또하고 방금 전에 했던 행동을 아무런 생각없이 다시 반복하는 것. 그래서 익숙하게 지속되는 것.
말은 그렇게 배우고, 그렇게 써야 제대로 말이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익혀줄 때 책 펴놓고 밑줄 치고 외우게 하고 그렇게 익혀주었던가?
여기서 또 하나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전국민이 영어를 생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전제주의와 다름없는 획일성을 획책하는 것이다.
사회는 특정 분야에 재주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이루어가는 것이 아닌가?
모두 정치하고, 모두 운동 선수 되고, 모두 영어 도사가 되자고 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