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는 말 그대로 서비스이어야 한다. 받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본질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준공 이후에도 한동안 분양이 안된 상태로 있다가 할인 이벤트 끝에 분양이 완료되었다. 나도 미분양 상태로 1년 넘게 빈집으로 남겨져 있던 집을 사서 입주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보일러에서 물이 새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똑똑 떨어지는 것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난방도 시원찮고 온수도 성질을 돋우고 해서 그 원인이 그것이 아닌가 해서 A/S를 불렀다. 달려온 사람은 귀뚜라미보일러 서김해대리점 직원. 그분은 진단 결과 열교환기가 터졌다고 했다. 수리비로 29만원을 요구했다.
80만원 짜리 보일러 수리비가 30만원이라...
무상A/S 기간은 설치로부터 2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난감했다. 설치기간은 2년이 넘었지만, 사용기간은 2년이 안되었다. 빈집으로 벽에 그냥 매달려있었던 1년 넘은 세월을 A/S기간에 포함시킨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 분은 본사에 이 사정을 알아보고 연락주겠노라고 했다. 그게 1월 16일이었다.
그런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설을 형제들과 함께 내 집에서 함께하면서 나는 노심초사했다. 열흘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 본사 A/S센터에 전화를 했다. 접수는 되어 있었다. 부품값이 그렇게 비쌀 수 있냐고 했더니 열교환기는 이전 것 반납하는 조건으로 하면 18만여원, 반납 안하면 22만원 가량이라고 했다. 고장난 그 부품을 집에서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으려나? 모르긴해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22만원이라고 해도 견적비 29만원하고는 차이가 있다. 나머지는 출장비인가?
여기서부터 이 회사의 시스템이 좀 이상하다는 것이 감지되기 시작하였다. A/S전화를 받는 본사 쪽의 아가씨는 목소리는 나긋나긋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시원한 답을 주는 게 없었다.
A/S대리점 쪽은 더 가관이다. 점장쯤 되는 사람으로 보이는(목소리로 짐작, 사무실 전화 통화) 이는 말투가 거의 뒷골목 사람 수준이다. 따지려드니까 먼저 전화를 끊어버리기도 했다.
몸도 마음도 춥다. 이 겨울 말 그대로 엄동설한에 돈은 돈대로 주고 뺨맞는 꼴이라니...
이런 점은 분명 개선되어야 한다. 아니면 같은 모욕과 설움을 당한 소비자를 모아볼 생각이다.
- 보일러의 A/S 기간은 실사용 기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 고가의 핵심 부품은 품질 검사를 더 철저히 해서 불량률을 줄이는 것이 마땅한 태도이며, 핵심부품에 대해서는 무상보증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참고 : 어느 냉장고 회사의 컴프레셔는 10년 무상보증이다).
- 각 지역의 보일러 상점을 A/S 지정점으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책임성 있게 본사에서 직접 운영해야 한다.
- 보일러는 특히 겨울에는 더 신속한 A/S가 되어야 한다.
-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A/S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