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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지정 차선제를 부활하라

리치리치샘 2010. 9. 11. 23:29

30분 정도 걸리는 길을 출퇴근을 한지도 1년이 다되어가고 있다.

날마다 출퇴근을 하면서 추월선과 주행선의 개념이 사라진 것 같아서 관련 관청에 근무하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더니, 편도 2차선의 경우 1차선은 추월선, 2차선은 주행선이라는 원칙만 제시하고 계도할 뿐, 단속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전에는 분명 단속을 했다. 나도 차선을 바꾸다가 억울하게 위반 딱지를 받은 적이 있다.

 

특히 바쁜 아침 시간에 느긋하게 1차선(추월선)으로 규정 속도 내지는 그 이하로 모범 운전(?)을 하는 분들을 만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은 대부분의 차량들이 1차선 즉 추월선으로 주행을 하는 추세다. 어떤 경우는 약 1km 이상 주행선을 비워두고 추월선으로 줄을 이어서 가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주행선으로 추월하면서 주행선에 혹시나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으로 추월을 하곤 하는데 추월해서 보면 아무 일도 주행선에선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추월선으로 주행하는 운전자들은 대부분 차선 바꾸는 일이 귀찮아서라는 이유를 댄다는 어떤 리포트에서 본적이 있다. 그냥 앞만보고 가는 것이 편하다는 것이었다.

 

규칙이 깨지면 그 규칙 속에 사는 사람은 불안해진다.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으니 나도 무시한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그 자신도 불안해질 뿐만 아니라 타인들을 위태롭게 하기도 한다.

승합차 이상은 1차선 통행을 못하게 한 규칙이 있었는데 그마져도 지금은 없어진 것인지 모두 지키지 않는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어쨋든 덤프트럭을 비롯한 대형 화물차, 관광버스 등 대형버스 등이 1차선으로 엄청난 굉음을 내뿜으면서 질주(!)를 한다.

차량의 성능이 좋아져서 제한속도 80km인 편도 2차선 국도에서는 규정 속도를 어떤 차량이든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차량의 도로주행규칙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단속 경찰관이 차선 위반을 단속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를 일이고, 지정 차선 위반 차량을 단속해낼 장비가 없어서 그랬는지도 알 수 없다.


어쨋든 만약 이런저런 이유로 지정 차선제를 없앴다면 정말 큰 오산이다.

교통은 근본적으로 유기체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할한 흐름의 도로에서 앞서가던 차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그 여파는 몇 십 킬로미터까지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 않았던가? 뒤를 따르는 차량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 도로와 연결되어 있는 지선에 까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여기서 차량 정체 문제를 다루고 있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참고해보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9&aid=0001998006

 

선진국의 경우 고속도로 주행의 제1 원칙은 '흐름을 깨지말라'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제한속도 시속 100km 도로에서 차량들이 109km로 달리면 나도 따라서 달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마치 건강한 몸의 핏줄에 피가 돌듯이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물류 경비를 줄이고, 교통으로 인한 부가 비용을 줄이는 일은 현대 국가 시스템의 경쟁력 강화에 기본 중에 기본이다.

쓸데없이 기름을 낭비하고,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증가시키며, 시간을 허비하고, 사고가 야기되는 등 시스템에 부하가 걸리는 문제가 엄청난 것이다. 


차량의 성능이 좋아져서, 단속이 쉽지 않아서 등등의 이유로 규칙을 깼다면 이를 보완할 방법을 찾아내어야 할 것이다.

대형 차량은 순발력이 느릴 뿐 아니라 제동에도 승용차에 비할 수 없는 분명한 차이를 갖고 있다. 인력으로 단속이 어렵다면 단속 장비를 개발해야 한다. 제한 속도 얼마라는 단순 수치만을 강조하고 단속할 것이 아니라 흐름을 방해하고 사고를 유발하는 등 흐름을 깨는 무질서를 더 주의깊게 살피고, 대처하고, 단속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시스템은 과거의 것을 송두리째 무시하면 분명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