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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이야기

겨울 골프

리치리치샘 2010. 2. 4. 18:56

얼마 전에 인터넷 동영상으로 눈밭에서 골프를 즐기는 북유럽인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얼나마 골프를 하고 싶었으면 저 눈밭에서 저러고 있나라는 측은한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태국에서 4일간 더위와 싸우며 골프를 즐기고 돌아오던 날, 현지에서 본 YTN 뉴스에서는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뉴스 첫머리에서 보도를 하고 있었다.

이제 귀국하면 당분간은 추위로 라운딩은 커녕 연습장 가는 것도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귀국 후 며칠 지나지 않아 할인 이벤트가 있다 해서 싼 맛에 아침 8시 티업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것이 그 골프장 첫 티업이었다. 첫 홀에서부터 공은 용수철에다 터보 엔진을 단 것처럼 뛰고 내빼기 시작했다. 노출을 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손은 꽁꽁 얼어붙어버렸고.

뒷땅이라도 치면 클럽에서 오는 충격으로 손목과 팔꿈치가 찌릿찌릿.

할인이고 뭐고 당장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겨울 골프는 그린 앞쪽에 공을 떨어뜨려 굴려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아마추어가 몇이나 될까?

그렇다면 그걸 할 수 있을 법한 프로들은 왜 골프대회를 겨울에 하지 않는거지?

 

오늘은 그나마 영하의 기온은 아니었지만, 티 박스는 티를 손으로는 도저히 꽂을 수 없을 정도로 얼어 있었고, 해저드에는 공이 새똥처럼 얼음 위에 널려 있었다.

 

스코어를 생각하면 겨울 골프는 정말 재미 없다. 버디 후의 짜릿한 쾌감은 접어두고라도 공이란 놈이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으니 보기 플레이어인 나는 최소한 더블보기 정도에서 막아줬으면 하고 내심 바라고 공에게 빌다시피 한다.

 

하지만 또 다른 묘미도 있긴 있다.

골프 게임은 어차피 동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므로 그 동반자에게 초점을 맞추면 얼마든지 즐거운 라운딩이 될 수 있음을 오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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