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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이야기

골프 초보자로

리치리치샘 2009. 3. 26. 20:00

우연히 발을 들여놓은 골프는 기실 이전에 배트민턴이니 테니스, 탁구 등 작은 공을 이용하는 운동에 비하면 사실 만만해 보였다. 그것은 움직이지 않는 공을 쳐내는 것이 무엇이 어려울까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근래에 알았지만, 죽어 놈(공)을 살리는 운동은 골프밖에 없다는 점에서 골프가 특이한 운동임에는 틀림이 없다. 죽은 놈을 살린다? 그게 그렇게 쉽게 되는 건가? 시작한지 한 석달 정도는 그 놈의 달걀보다 작은 공이 그렇게 얄미워보일 수가 없었다. 나는 분명 공을 때리는데 그 공은 내 펀치를 요리조리 잘도 피했다.

결국에는 공 탓이 아니라 바로 내 탓임을 깨달았고, 그 즈음에서 자멸감이랄까 자괴감이랄까 하여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공은 발밑에서 아련거렸고, 그 죽은 놈은 끊임없이 나를 약올려 때리게 만들었다. 전혀 공이 안맞는 건 아니었고 한번 씩은 찰떡같이 맞아서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갈 때가 있었다. 그 백구의 비행 쾌감이 끊임없이 도전 의식을 부추겼다.

쉽게 말해서 될 듯 될 듯 하면서 속시원히 안되는 것이 골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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