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장 모드, 실전 모드, 스크린 모드... 실전 모드는 다시 개별 골프장 모드...
골프를 어디서 치느냐에 따라 상황이 이렇게 다양하다. 연습장에서 씽씽 빨래줄 같던 드라이브가 실전에만 가면 감기고 꼬이고, 똥꼬를 찌르고... 이 골프장은 뭔가 모르게 자신만만한데 다른 골프장에 가면 지레 주눅이 들고, 스크린도 메이커 회사별로 스코어가 들쭉날쭉.
그래서 골프만큼 스코어를 정확히 얼마다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경기가 없지 싶다. 끊임없는 도전 의식을 부추긴다고 표현할 수 있기도 하다. 역으로 도전 의식이 모자라는 사람은 역정을 내고, 자기 스스로 주저앉고 마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나의 경우는 말 그대로 주말 골퍼다. 주말 외에는 시간을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다고 매 주말 골프장으로 갈 수도 없는 처지다. 한달에 많이 간다고 덤벼도 겨우 한 번이다. 여름과 겨울 시간이 넉넉한 계절에는 날씨가 행차를 가로막는다.
한달에 한번 실전을 치르다보니 매양 머리 올리는 기분이다. 실전 경험은 이미 체내에서 다 빠져나가버린 상태이고 그날의 몸 컨디션에서 부터 심리적인 요인, 그린과 페어웨이의 상태 등등 요인으로 인해 타수 관리가 쉽지가 않다.
그러다보니 18홀이 늘 아쉽다. 27홀 쯤 돌면 제대로 한번 쳐볼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 말이다.
6월 28일 일요일 모처럼 청도 그레이스 CC에 갔다. 지난달 초에 실전을 치르고 난 이후니까 거의 두 달만이다.
전날 저녁만 해도 연습장 모드 상에서는 싱글이라고 낼 것같은 기분이었지만 비교적 스코어가 잘난다는 벨리코스에서 더블보기로 시작해서 보기, 보기, 더블... 결국 9홀에 48개의 스코어를 적었다.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1타 줄이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를 않았다. 서비스 홀에서는 드라이버 샷이 헤저드로 날아가버리고 120m짜리 짧은 파3에서는 에이프런에 볼이 걸리고 말았다.
레이크 코스로 들어서면서 아무런 생각이 없어졌다. 100타만 안넘기면 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마져도 100타를 넘기면 어때? 누가 날 잡아먹냐는 생각으로 바꿨다.
그래서 그랬는지 세컨샷이 착착 붙어나갔다. 퍼트도 붙이는 걸로 만족해하니까 오히려 한 타씩을 줄일 수 있었다. 보기 플레이어 수준이니까 파만 해도 한타를 줄이는 셈이지 않은가?
후반 레이크 코스에서는 40타. 합이 88타.
이번 머리 올리기는 어쨋든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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