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 10여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얻어낸 나름대로의 결론은 '기본이 바로서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경우 다인종 국가이다 보니 미국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은 바로 법(Rule)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법에는 옥내 금연, 옥외 금주, 음식점 근무자 손씻기 등 세세한 부분까지 법으로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 소위 엄벌에 처해지고, 어기는 이를 신고하는 정신 또한 투철해서 약간이라도 법에 어긋나는 짓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한 구조였습니다. 이웃해 있는 네바다주의 경우 라스베이거스를 의식한 듯 음주와 흡연에 대한 규제가 없습니다. 주마다 이렇게 법이 조금씩 다르긴 해도 중요한 것은 법은 반드시 지킨다는 의식이 일반화되어 있었으며, 위법자는 근처에 있던 목격자가 가차없이 신고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못사는 나라일수록 법 의식이 약합니다.
미국에서 일직선으로 된 국경을 통과하고 만난 멕시코는 미국과는 완전 딴판이었습니다. 거리는 너저분하고 질서라고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습니다. 밤이면 술취한 취객들이 흐느적거리고 밤 늦도록 머플러 깨진 차들이 탱크 소리를 내며 그것도 모자라 경적을 울리면서 거리를 질주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 위반한 차를 경찰차가 와서는 그대로 밀어버리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도 봤습니다.
두 나라를 비교해보면 어느 쪽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인지는 명약관화합니다.
우리 나라는 전통적인 인정 기반의 관습이 우선시 되던 사회 기초 질서가 무너지고, 법을 우선하는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정이 앞서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법이 앞서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지경에 있어 혼란스러운 경우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법을 어기는 건 예사고, 법을 집행하는 기관에서도 범법을 일삼는 것을 봅니다.
경로자를 우대하고 그 분들의 말씀을 법처럼 받들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법의 잣대로 규정짓는 일이 용납이 안되는 상황이 지속되어서는 정말로 큰일입니다. 우리가 진정 선도적이고 모범적이며,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가 되려면 인정적인 것이든 법률적인 것이든 기본이 되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가 학생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하고 가르칠 권한을 주어야 하는데, 현실은 지식만 아이들 머리 속에 집어넣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르침은 지식이 전부가 아닌데, 지식말고는 가르칠 수 있는 게 없어져 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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