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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컴퓨터

이어폰 끼고 공부하면 더 잘된다?

리치리치샘 2010. 4. 14. 11:25

자율학습 시간이든 쉬는 시간이든 심지어는 수업시간에도 이어폰을 끼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 MP3로 대표되는 음악 재생기를 이용한 음악 듣기(극히 일부는 영어회화 같은 자료도 있음)를 수업 시간에 금지하고 있지만, 그외의 시간에는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등교나 하교시에 이어폰이 귀에 꽂혀 있는 것은 하등 이상한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이질 않는가?

 

그러나 인간의 능력과 결부지어 생각해보면 이는 매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성취도가 떨어지게 한다.

지난 주와 지지난주 KBS에서 방송된 디지털국가 1,2부를 보면 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아날로그적인 시각에서 적절한 통제가 있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멀티 태스킹(Multi-tasking) 즉,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게 되면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부작용 뿐만 아니라 성취도도 현저히 떨어진다. 예를 들면 밥을 먹으면서 동시에 이야기를 하고, 그와 동시에 TV를 본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러한 동시 행위가 멀티태스킹인데, 결과적으로 밥 먹는 행위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게 될 수 있고, 밥알을 흘린다든지 하는 실수가 있을 수 있으며, 상대방의 이야기 내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고, TV의 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해내는 일이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하는 일이 매우 다양하다. 자녀의 컴퓨팅을 자세히 관찰해보자. 그들은 대체로 한 가지 프로그램에 깊이 빠져 들어가기보다는 여러 개의 창을 띄워두고 마우스로 연신 이 창 저창을 클릭해가면서 컴퓨팅을 하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채팅 창과 미니홈피, 그리고 오락창이 열려 있고, 이메일, 소핑몰 등도 띄워져 있을 수 있다. 요즘의 컴퓨터 환경은 멀티 태스킹을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므로 모니터에 한 가지 프로그램만 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띄워두고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을 두고 컴퓨터 쪽에서는 멀티 프로세싱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의 일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예의 밥 먹는 행위와 견주어보면 이것도 멀티 태스킹이며, 그 행위의 결과는 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깊이 있는 인식과 높은 성취도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한다면?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다만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뿐 음악의 멜로디나 가사를 인식하고 나아가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공부에 오히려 더 집중할 수 있다,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주변의 요소를 차단해준다고 반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쩌랴, 인간의 두뇌는 고 기능이라 뛰어난 업무 수행능력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을 감당하기에는 헛갈리기 십상인 태생적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귀에 밀착되는 이어폰이 청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있다. 청력을 떨어뜨린다는 부작용을 차치하고라도 한 가지 일이라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자녀들이 이어폰을 꽂고 공부하는 습관을 부모가 제재해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