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나름의 유행이 있다.
이미 유행에 초탈한 분들을 대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 초탈하지 못했던 시절을 상기하면서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필자가 우리 아이들 정도의 나이일 때 무척이나 유행에 민감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해서 마음으로만의 추종이 대부분이이었지만 그에 대한 욕구는 요즘 아이들 못지 않았던 것 같다.
크레파스 6-8색짜리가 보편적일 때 누군가 12색 혹은 24색짜리를 가져오면 어찌나 부럽던지...
검정 고무신 일색일 때 흰 고무신은 어찌 그리 고상해보이던지...
누군가 팽이라도 만들어 들고 나오면 당장이라도 다듬어야 했고,
동구밖에서 누군가 연을 띄우면 대나무밭으로 향해야 했었다.
요즘 아이들의 유행은 인터넷을 통해 야기되고 지속됨을 본다.
인터넷의 어느 쇼핑 사이트에 무슨 좋은 게 있더라 하면 우루루 아이들은 거기로 몰린다.
게임도 그렇고, 채팅도 그렇고, 블로그도 그렇다.
사이월드 미니홈피가 인기를 얻자 여타의 블로그도 그와 유사한 모양새를 갖추어가는 것을 본다.
한때 '세이클럽'이라는 채팅 사이트가 유행을 탓고, 좀더 개인스러워지기 위해 '타키'라는 메신저 바람이 불었다.
다음, 지니, MSN 메신저, 네이트온 등 메신저 전국시대에 돌입하게 된 것도 일종의 유행으로 보인다.
그 편의성이나 가치를 떠나 누군가를 중심으로 타키 바람이 일면 거기로 몰리고,
MSN 바람이 불면 또 거기로 옮겨간다.
어쨋거나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유유상종하게 만드는 요소가 과거의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온 것은 분명하다.
쉰 세대들은 이러한 유행을 유행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저 아이들의 행태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요즘의 세태 정도로 여기고 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그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의 경향은
그 유행을 알지 못하는 쪽에서 보면 이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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