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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8월 5일 아침 양곤 쉐다곤 빠야 근처 산책

리치리치샘 2011. 8. 17. 16:39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시차가 2시간 반 밖에 없어 별 문제는 아니었다. 6시 경에 호텔 주변을 산책해보자고 혼자 나섰다.

밤새 에어콘으로 냉동(?)이 된 카메라가 성애가 끼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레인보우 호텔 전경>

 

 

그 시간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8시 반이니 평소 같으면 늦잠을 잔 셈이다.

레인보우 호텔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그 유명한 쉐다곤 사원이 있었다. 높이가 1백여미터나 되어 평지인 양곤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높은 탑. 사원이라고도 하고, 파고다라고도 하는데 정작 미얀마 사람들은 그 건축물을 빠야라고 부르고 있었다.

<파노라미오 사진 보기 : http://www.panoramio.com/photo/3340558 >

 

호텔 입구 진입로는 흙탕물이 고인 웅덩이가 군데군데 있었고, 노점을 하는 젊은 아가씨인지 아줌마가 막 노점을 펴고 있었다. 이 골목에서 뭘 팔까 했는데 사원 갔다 오는 길에 보니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전화기 한대만 달랑 놓고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뒤에 물어 알아본 적 일종의 공중전화 사업자였다. 전화 개통해서 길거리에서 돈받고 전화 빌려주는 그런...

 

가는 길을 알지 못했고, 쉐다곤 빠야를 가봐야겠다고 작정하고 나선 길도 아니었다. 그저 산책이나 하면서 양곤 시내의 아침 모습을 구경이나 할까 하는 정도로 나선 길이었다. 인근에 빠야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있어 보이면 가보겠다는 생각이 없진 않았다.

시내 한 가운데라서 그런지 차들이 제법 많았다. 예의 배 엔진 같은 소리를 내면서 승용차와 트럭택시, 버스 들이 섞여 달리고 있었다. 차가 뜸하면 개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공양 나온 스님들이 짙은 포도주색 가사를 입고 공양 그릇을 든 채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었다. 길 모퉁이를 돌아가니 비구니 스님 한 그룹이 공양을 나와있었다.

 

 

 

넓은 간선도로를 돌아가다 보니 쉐다곤 빠야가 확 들어온다. 지척에 있었는데 건물에 가려 보질 못하고 큰 원을 한 바퀴 도는 꼴이 되었다. 쉐다곤 입구에는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부산을 떨고 있었다. 대부분은 관광객이나 참배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로 보였다. 더불어 수많은 강아지와 징그러울 정도로 떼거리를 지어 모였다 날았다를 반복하고 있는 까마귀도 있었다. 수시로 오는 비가 열악한 배수시설 때문인지 노면에 축축하게 젖어 있거나 고여 있었다. 길거리는 쿰쿰한 냄새가 짙게 배여 있었고. 너저분한 길거리에 먹이를 찾아온 까마귀 떼가 전기줄굵기를 수백 배로 부풀려놨다.

 

 

사진 촬영에 정신을 뺏기고 있다가 앵글 속에 갑자기 나타난 아이. 과일 수레를 엄마, 아빠 대신 지키고 있었던 듯.

 

 

 

쉐다곤 입구 쪽을 발길을 옮기다가 100여 미터를 남기고 방향을 꺾었다. 혼자인데다가 퀘퀘한 냄새며 너저분한 길거리가 도대체 청정한 마음으로 참배하는 걸 용납치 않았기 때문이다. 우측으로 난 길을 접어들었는데 제법 규모 있는 시장이 있었다. 생선, 음식, 채소, 과일, 꽃 등을 파는 노점이며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 길이 호텔로 되돌아오는 지름길이라 판단되어 접어들긴 했는데, 내 모습을 보는 그 사람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으되 그 사람들은 보는 내가 괜히 민망스러워 빠른 걸음으로 거리를 지나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