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피도(NAY PHY TAW)는 미얀마의 행정수도이다. Royal City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인터넷에 뒤져보니 2005년 11월에 갑작스럽게 이전하였고, 자기네들은 기네스북에 오를만큼 빠른 시일만에 수도 이전을 완료했다고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양곤으부터는 북쪽으로 3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도시는 여전히 건설 중에 있으며 2012년경에 완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2009년 현재 인구는 925,000명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9만2천명도 안되는 듯 싶었다. 미얀마에서 가장 큰 도시는 양곤이고, 두번째가 만달레이, 그리고 자기네 주장대로라면 미얀마에서 3번째로 큰 도시가 되는 셈이다. 왜 갑작스럽게 수도를 양곤에서 이곳 미얀마 중부 외딴 곳으로 옮겼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내의 한 언론에서는 이라크 사태가 벌어지자 군부독재 체제에 대한 미국의 시비를 두려워한 나머지 뱅골만에 인근해 있는 양곤보다는 비교적 멀리 떨어진 이곳으로 옮기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폭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에서일 것이라고 진단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어쨋든 네피도는 아직 외국 대사관이 양곤에서 옮겨올 생각이 없는 말 그대로 내치를 위한 군부와 행정 관료를 위한 도시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왕복 10차선 이상의 간선도로를 따라 정부청사들이 부서별로 띄엄띄엄 독립적으로 위치하고 있는데 왠만큼 신경써서 보지 않으면 안내 표지판을 지나쳐 찾아가기 힘들 정도로 숲속에 깊숙히 들어가 있었다. 이러한 부처가 32개라고 한다. 그러니까 장관이 32명이란 이야기고(50인 군부 집단체제에서 한 자리씩를 내주기 위한 부서 편제인 듯) 최고위 공무원들의 대궐같은 단독 주택 단지, 중고급 공무원용 아파트 단지, 중하위직 공무원을 위한 소규모 양옥집 등이 눈에 들어왔고, 톨게이트에 네피도로 들어서자마자 간선도로변 좌우에는 상당히 많은 호텔들이 신축되고 있었다. 머무는 열흘 간 특별히 사람들이 붐빈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근방에 관광지 등 사람이 모일 법한 장소가 특별히 없는데 그렇게 많은 호텔을 짓고 있다는 점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규모가 큰 시설이라 해봐야 우빠따단디 사원과 놀이공원인 Water Fountain Garden, 보석박물관, 미얀마 내셔널 랜드마크, 동물원
정도였다. 이마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 연결해서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랜드마크 입구에는 큰 규모의 박물관과 경기장을 신축 중에 있었다.네피도, 핀마나, 예진의 중간 지점에는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 못지 않은 규모의 우빠따단디 파고다(U PA TA THAN DE)가 위치하고 있다. 이 파고다를 중심으로 서쪽에 네피도, 동쪽에 예진, 남쪽에 핀마나가 위치하고 있다.
핀마나(Pyinmanar) 인구는 2006년 현재 약 10만 명이라고 한다. 이곳은 2차 대전 때 버마 독립군의 근거지였다는데, 이곳에서 군대와 장교들은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버마 독립군은 입장을 바꾸어 연합군을 도움을 받아 일본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벌여 버마족의 승리를 이끌었단다. 그후 핀마나는 버마 육군의 거점이 되었고 버마인의 승리의 상징적인 땅이 되었다는데 그러한 유서에 따라 현재의 육군총참모본부가 인근의 예진에 위치하고 있다.
예진(Yezin)은 네피도와 핀마나에서 동쪽으로 들판을 건너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는 예의 육군참모본부와 미얀마 농업진흥청, 예진 농대, 임대, 수의대 등의 대학이 위치하고 있는 군사와 학문의 요충지라고 할 수 있겠다.
정션(Junction) 슈퍼마켓이라는 우리나라 대형할인점 중간 크기 정도의 할인점이 워터 파운틴 가든 공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다. 네피도에 도착해서 바로 그곳으로 갔다. 슈퍼 외 옷가게 음식점 등이 입점해 있었는데, 문 베이커리라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음식점에서 김치볶음밥과 비빔밥, 그리고 자짱면을 시키고 세계 맥주 품평회에서 1위를 했다는 미얀마맥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었다. 길거리에서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이 슈퍼에는 점원의 수와 손님의 수가 비슷한 정도로 제법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다. 특히 농산물 물가는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했다. 과일은 1000짯을 넘어가는 것이 거의 없었고, 어른이 들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큰 길이가 긴 수박은 1,500짯에 팔리고 있었다. 골프웨어점에 들러봤는데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몇 개 브랜드의 티셔츠 가격은 국내의 1/3 정도였다.
우리 일행이 머물렀던 곳은 예진 농업진흥청 인근이었는데 몇 km 안에 호수(예진 댐)와 속칭 떡잔디와 진흙, 개미집으로 페어웨이가 구성되어 있고 그린이 손바닥만한 9홀짜리 예진골프장이 있어 특별한 관광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진흙탕 골프장에서 싼맛에 골프를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린피 2000짯(9홀을 치든 18홀 혹은 그 이상을 치든 상관없음. 입장료 개념), 캐디피 18홀 기준 5000짯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대략 1만원(1$=750짯)이면 18홀을 돌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싸게 라운딩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한다.
친구집에 짐을 풀자마자 오후 3시가 넘어 예진골프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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