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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미국 역사를 다시 본다(1) - 뉴욕 맨해탄 섬이 24달러??

리치리치샘 2009. 9. 28. 12:41

지구상의 최강국 미국, 미국이라는 나라를 몇 마디 말로 규정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인종과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거의 불가능하긴 하지만, 요즘 미국의 소리( http://www.voanews.com ) 웹 사이트에서 미국의 역사 ( The making of a nation )를 훑어보면서 느끼는 몇 가지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미국의 역사 시리즈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 아주 오래 전에 시리즈로 방송한 적이 있는데 몇 년 전부터 리메이킹해서 다시 방송하고 있다. 100편 넘게 이미 방송이 되었는데, 사이트에서는 방송분을 스크립트와 함께 MP3 파일로 제공해주고 있다. 

http://www.voanews.com/specialenglish/the-making-of-a-nation.cfm

 

미국이라는 나라의 형성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데 나라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다보니 초창기 부분, 특히 유럽인이 이주하기 이전의 역사는 거의 언급된 게 없다. 사실 원주민의 역사까지 합치면 짧은 역사라고 할 수 없는데, 원주민의 역사는 한 편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도 원주민과 백인과의 관계를 다룬 내용이다.

 

역사는 강자의 편에서 쓰여지는 것이라고 했다. 수천년을 삶의 터전으로 해서 살아왔을 원주민의 역사가 그들을 약자로 만든 200년 남짓의 강자에 의해서 철처하게 무시되고 있는 듯하다.

 

단 한 편,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을 다룬 내용에서 엿볼 수 있는 세상을 보는 눈의 차이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http://www.voanews.com/specialenglish/archive/2007-10/2007-10-31-voa2.cfm

 

원주민의 토지를 소유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주민을 그것을 인생의 최대 목표 즉,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적고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American Native ; 우리가 흔히 인디언이라고 부르는)은 땅을 공기나 구름과 같은 자연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땅을 일구고 사냥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 경작과 사냥을 했으며, 다시 세월이 흘러 그 땅이 황무지 상태로 돌아가면 되돌아와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네델란드 식민회사에 팔린 뉴욕의 땅값이 24달러어치의 물건이라는 황당무계한 거래가 가능했던 것이다.

 

당시 유럽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은 이주를 감행한 주된 이유가 종교와 가난이었다.

영국의 경우, 영국 정교에 반하는 퓨리턴들이, 다른 국가의 경우 카톨릭에 반기를 든 이른바 프로테스탄트 들이 국내에 살 경우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서 미국행을 결행했던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영주를 제외한 평민들은 땅을 소유할 수 없었던 유럽의 과거사를 들여다보면 땅이 없다는 것은 곧 가난과 직결되었고 이는 다시 권력의 부재로 통했다. 내버려진(실제로는 내버려진 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바대로 원주민의 땅에 대한 인식)이 땅에 가서 말뚝을 박기만 하면(이것은 '늑대와 함께 춤을'이라는 영화를 보면 나온다) 자기 소유의 땅이 되었던 기막힌 노다지 상황이 목숨을 건 이주를 감행했던 것이다.

 

아메리카 땅이 마치 먼저본 사람이 임자인 양 유럽 이주민들에게 마구잡이로 소유권이 넘어갈 때 원주민들은 무엇을 했을까? 아마도 오랜 관습상 오랜 세월 동안 이주민들이 이상한 짓, 이해 못할 쓸 데 없는 짓을 한다고 여겼을 것이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서는 원래의 임자는 내쫓기고 새 임자들이 활개하는 세상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원주민들이 나서서 원래 내 땅이니 내놓으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서상 증거가 없는 시비거리에 불과하게 되어 버렸다. 

그 시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것이고.

해서 미국인들 특히 백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종은 흑인도 황인종도 아닌 아메리카 원주민 즉 인디언들이라고 하는 말이 공공연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