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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흉흉한 인심

리치리치샘 2010. 2. 3. 16:26

 아내의 학교 테니스장 옆 인근의 집의 담 사이에 모과 나무 한그루가 있다. 그리 크지 않은 나무지만 이 나무에는 모과가 그야말로 주렁주렁 달렸었다.

아내는 모과 액기스를 만들고 싶어했다. 큰 아들의 학교 졸업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그에게 대비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엄마의 입장에서 마련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학교에 협조를 얻고 하루 날을 잡아서 모과를 몇 상자 땄다.

가지 중 일부는 담넘어 집 마당으로 쳐져 있었다. 따는 도중에 모과 몇 개는 집 마당에 떨어졌다.

주인이 보이지를 않아 마당에 떨어진 모과를 주워올 방법이 없어 안달을 했다.

수십분이 지나서야 집 주인이 집에 들어왔고, 부탁을 해서 떨어진 모과를 건네 받을 수 있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했고, 그 분 표정은 무덤덤했다.

 

 

 

그런데 이튿날 학교에 가보니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담 너머로 뻗어있었던 가지가 큰 줄기로부터 통째로 잘려나간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말로만 전해들었는데, 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쳤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필시 그 집 주인의 행위임에 틀림이 없을 터인데,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가지를 잘라버릴 수 있다는 말인가?

도대체 감정이 있었다면 무슨 말이라도 한 마디 있었어야 하지 않았나?

 

난 아직도 그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당신이 왜 그랬냐고 따질 형국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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